도시 한복판을 수백, 수천 명의 좀비들이 뒤뚱거리며 행진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이들은 모두 창백한 얼굴, 핏빛 메이크업, 찢어진 옷을 걸친 채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마치 좀비 아포칼립스가 현실이 된 듯한 광경, 오늘은 '좀비 워크(Zombie Walk)' 에 대해서 소개할게.
좀비 워크는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독특한 문화 행사로, 참가자들은 영화나 게임 속 좀비처럼 분장하고 행진하며 축제를 즐긴다. 할로윈과 공포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단순한 퍼레이드가 아닌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행사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좀비 워크의 기원과 특징,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대표적인 좀비 워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좀비 워크의 기원과 역사
좀비 워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비교적 현대적인 문화 현상이다. 최초의 좀비 워크는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언데드 워크(Undead Walk)'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05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대규모 좀비 퍼레이드가 개최되면서 이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좀비 문화 자체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이후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으며, 이후 28일 후(28 Days Later, 2002),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 2010~) 등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좀비는 공포 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좀비 워크는 단순한 퍼레이드를 넘어 문화적, 사회적 의미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시카고와 런던에서는 자선 기부 행사와 연계된 좀비 워크가 열려 기부금을 모으기도 하며, 환경 보호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좀비 워크는 단순한 기괴한 퍼레이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좀비 워크의 특징과 참가 방법
좀비 워크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자들의 개성 넘치는 좀비 분장이다. 기본적으로 얼굴을 창백하게 하거나 핏자국을 그려 넣는 등의 메이크업이 필수이며, 찢어진 옷이나 피 묻은 옷을 입어야 더욱 실감 나는 좀비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특히 몇몇 참가자들은 단순한 분장을 넘어서 특수분장(SFX)을 활용해 정말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좀비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좀비 간호사, 좀비 경찰, 좀비 웨딩 커플 등 다양한 콘셉트의 좀비들이 등장하며, 가끔은 유명한 영화 캐릭터를 패러디한 좀비들도 볼 수 있다.
좀비 워크에 참가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보통 각 도시에서 공식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행사의 날짜와 장소를 공지하며, 사전 등록 없이도 참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참가자들은 단체로 좀비 특유의 비틀거리는 걸음걸이와 괴성을 연출하며 도시를 행진하고, 중간중간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한다. 일부 행사에서는 가장 창의적인 좀비에게 상을 주는 코스튬 콘테스트가 열리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한 놀이가 아닌 만큼 몇 가지 규칙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일반 시민들을 놀라게 하거나 길을 막는 등의 행동은 금지되며, 행사 도중에는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질서 문제로 인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 세계의 대표적인 좀비 워크
좀비 워크는 이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최되는 글로벌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각 도시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좀비 워크가 열리며, 참가자 수만 명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1) 토론토 좀비 워크 (Zombie Walk Toronto, 캐나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좀비 워크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행사 중 하나다. 매년 수천 명의 참가자가 모여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라이브 음악과 코스튬 콘테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2) 멕시코시티 좀비 워크 (Zombie Walk Mexico City,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좀비 워크는 참가자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11년에는 최대 9,860명이 참가하여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멕시코 특유의 화려한 문화와 결합된 이 행사는 단순한 퍼레이드를 넘어 하나의 축제 분위기를 자아낸다.
(3) 런던 좀비 워크 (World Zombie Day: London, 영국)
런던에서는 매년 세계 좀비의 날(World Zombie Day, 10월 두 번째 주 토요일)을 기념하여 좀비 워크가 열린다. 이 행사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홈리스 지원을 위한 기부 행사와 함께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좀비 분장을 하고 런던 시내를 걸으며 자선 모금을 독려한다.
(4) 서울 좀비 페스티벌 (Seoul Zombie Festival, 대한민국)
한국에서도 좀비 워크는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홍대나 명동에서 열리는 좀비 페스티벌은 할로윈 시즌에 맞춰 개최되며, 한강 공원에서 특별한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한류와 K-좀비 영화의 인기로 인해 외국인 참가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공포가 아닌 하나의 문화 축제로
좀비 워크는 단순한 공포 퍼레이드가 아니라,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참가자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으며, 때로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의미 있는 행사로 발전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점점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언젠가 서울에서도 세계적인 좀비 워크가 개최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할로윈 시즌, 혹은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한 번쯤 좀비로 변신해 퍼레이드에 참가해보는 건 어떨까?